언더 씨즈는 1992년 개봉한 밀폐형 액션 영화로, 핵무기를 탑재한 전함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점령되면서 벌어지는 긴박한 사투를 그린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조리장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직 특수부대 최고의 요원. 스티븐 시걸 특유의 침착하고 정적인 액션과 함께,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밀도가 압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함선 내부에서 펼쳐지는 실내 전투의 클래식으로 남은 액션 영화입니다.
밀폐된 전함이라는 무대 – 움직일 수 없는 고립 속 스릴
보통 액션 영화의 공간은 넓고 자유롭죠. 하지만 《언더 씨즈》는 거대한 전함 안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모든 사건이 벌어져요. 좁은 복도, 철문, 각종 무기고와 통제실, 게다가 그 배는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함 미주리호라는 설정이에요. 이런 환경은 자연스럽게 긴장감을 높여줍니다. 언제 어디서 적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밀실 구조는 서스펜스와 전술적 액션의 완벽한 조합을 만들어내죠. 게다가 배가 바다 위에 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탈출도, 외부 지원도 불가능합니다. ‘오직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극한의 상황 설정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몰입 요소였어요.
스티븐 시걸, 무표정한 고수의 조용한 분노
주인공 케이시 라이백을 연기한 스티븐 시걸은 이 영화에서 말 그대로 "조리장으로 위장한 전설적인 전투요원" 역할을 맡았어요. 처음엔 선원들에게 무시당하고 주방에서 일하는 인물이지만, 테러가 발생하자마자 순식간에 전투모드로 전환돼요. 그는 과거 해군 정보부대 출신으로, 전투, 무기 조작, 폭발물 해체까지 가능한 만능형 고스트 요원이죠. 스티븐 시걸 특유의 액션 스타일은 잔기술 없이 빠르게 끝내는 **‘실전형 근접 격투’**예요. 과장된 점프나 롤링 없이, 한두 번의 타격으로 적을 제압하는 그 방식은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무서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시걸 특유의 무표정함이 이번 영화에서는 정말 잘 어울렸어요. 분노, 절제, 단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의 표정이 ‘과묵한 영웅’이라는 캐릭터에 딱 맞았거든요.
토미 리 존스, 가짜 밴드 리더의 진짜 광기
악역 윌리엄 스트래닉스를 연기한 토미 리 존스는 이 영화에서 다층적인 악역을 보여줍니다. 처음엔 전함 내에서 열린 파티의 밴드 리더로 위장한 채 등장하지만, 이내 작전의 설계자이자 전직 CIA 출신 테러리스트로 본색을 드러내죠. 그는 마치 히피처럼 장난스럽고 경쾌하게 말하면서도, 순식간에 사람을 죽이는 냉혹함을 지녔어요. 그 이중적인 언행과 과잉된 에너지가 영화의 후반부까지 긴장을 이끌어요. 특히 시걸과의 최종 대결 장면에서, 무기 대신 철제 기계들로 서로를 가격하는 장면은 물리적인 격투가 아니라 정신력과 본능의 충돌처럼 느껴졌어요. 그만큼 두 인물 모두 **‘가장 효율적인 살인기계’**였죠.
폭발, 총격, 그리고 터지는 금속음 – 밀도 높은 90년대 액션
90년대 액션 영화의 진짜 매력은 CG가 아닌 실제 세트와 특수효과로 만들어낸 현실감이었어요. 《언더 씨즈》도 그런 스타일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폭약 설치, 무기고 탈취, 헬기 격추, 갑판 위 총격전 등 장면마다 촬영과 편집의 완성도가 뛰어났고, 무엇보다 ‘쓸데없는 총질’이 없어요. 모든 총알은 계산된 위치에 날아가고, 적은 무의미하게 죽지 않고 전술에 의해 무너져요.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몸싸움’이 아니라 전략적인 액션 시뮬레이션처럼 느껴졌어요. 실제로 미 해군에서 촬영을 허가받고 조언도 받았다고 하니, 그 리얼리티는 당연한 결과였죠.
총평 – 폐쇄 공간 액션의 교과서
《언더 씨즈》는 90년대 특유의 액션 영화 감성과 단단한 연출, 카리스마 있는 배우들, 현실감 있는 무대를 모두 갖춘 수작이에요. 특히, 무표정한 주인공이 단독으로 적을 제압한다는 전개 의외의 공간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전개 감정 없이 전개되는 효율적인 전투 이런 요소는 이후 수많은 액션 영화의 틀로 자리 잡게 되었죠. 스티븐 시걸의 최고 전성기 작품으로, 그의 액션 스타일이 가장 빛나고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 영화이며, 악역 토미 리 존스의 입체적인 연기도 이 작품을 단순한 액션 영화로 보지 않게 만들어요. 언제 다시 봐도 긴장감 넘치는 한 편의 밀폐형 액션 클래식. 그게 바로 《언더 씨즈》입니다.